[우먼카인드]ART 손으로 실을 잇고 이어


손으로 실을 잇고 이어

섬유예술가 아나 테레사 바르보자

 

안토니아 케이스 인터뷰·정리

 

우먼카인드 14호 혼자 있는 시간



아나 테레사 바르보자(Ana Teresa Barboza)는 페루의 섬유예술가입니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후에 섬유예술로 옮겨갔지요. 대학교 때 어머니를 여읜 바르보자는 그간 어머니가 보관해둔 상자에서 가족사진, 어린 시절의 낙서, 인형, 카드 등을 발견합니다. 그 상자에는 원단과 실도 가득했다고 해요. 그는 이것들을 바느질로 이어 붙이기 시작했어요.  기억의 조각들을 실로 잇고 잇는 과정에서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극복했다고 합니다.



페루 리마에서 태어나고 자라셨죠. 성장하면서 어떤 경험을 했나요? 


페루에서는 20년 가까이 무력 분쟁이 끊이지 않았지만 어린 시절은 행복했습니 다. 여름이면 주말마다 아버지의 차에 짐을 싣고 리마 남쪽에 있는 한 시간 거리의 해변으로 캠핑을 떠났어요. 차에서 내리는 순간 발바닥에 밟히는 모래의 감촉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페루의 해안은 전부 사막이고 리마에는 결코 비가 내리지 않 기 때문에 부모님은 매년 여름 우리에게 도시를 벗어나 쉴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하셨어요. 그곳에서 우리는 낚시하는 법, 파도 타는 법을 배웠고, 밤에는 모닥불을 피우고 숨바꼭질을 했어요. 부모님께서 현재를 즐기는 법을 가르쳐주신 거죠. 



어릴 때 특히 어떤 예술에 영향받았나요? 


할머니는 항상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분이셨어요. 스웨터를 뜨거나, 식탁보를 수놓거나, 옷을 깁고 계셨죠. 원단을 주문하고 판매하는 일도 하셨고요. 특히 유 명한 그림 도안대로 십자수를 놓는 할머니의 모습이 제 관심을 사로잡았죠. 할머 니가 작품에 쏟는 정성과 수고가 퍽 인상적이었어요. 지금도 손으로 만든 작품을 볼 때마다 비슷한 감동을 받아요. 할머니와 그렇게 가깝지는 않았지만, 창조적인 노동을 사랑하는 마음과 집에 혼자 지내는 시간을 즐기며 좋아하는 일을 하는 모습이 어린 제게 큰 영향을 준 모양이에요. 손으로 만든 아름다운 작품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뿌듯하게 바라보는 할머니의 모습이 제게 깊은 감명을 남긴 것 같아요.


《우먼카인드》 14호가 찾아가는 나라는 페루입니다. 페루의 원주민 케추아족 여성들의 직물 이야기, 섬유 예술가 테레사 바르보자, 페루 정부의 댐 건설을 막아낸 환경운동가 루스 부엔디아를 만납니다.

전 세계의 다양한 여성의 삶과 이야기가 전하는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우먼카인드》와 함께 하세요.




안토니아 케이스 Antonia Case 

《우먼카인드》 호주판 편집장 겸 《뉴필로소퍼》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언론 철학을 훌 륭하게 표현해낸 공을 인정받아 2016년 호주 연합통신이 주최한 미디어 전문가상을 수상했다.



우먼카인드 14호 혼자 있는 시간